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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몽쌍룡기>의 ‘인정받지 못한 아들’ 양세 연구

저자
정선희
서지
한국고전연구학회
발간일
2020
조회수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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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현몽쌍룡기>라는 18세기의 국문장편 고전소설 작품에서 단절된 부자관계 속에서 인정받지 못한 아들 ‘양세’가 어떤 심정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이는 어떤 결과를 낳는지 살피고, 이러한 형상화가 어떤 의의를 지니는지 논하였다.
양세는 아버지의 불인정, 차별 때문에 비뚤어져 가정 내의 분란을 만들고 아버지를 죽이려 하는 데에까지 나아갔으며 마지막에는 아버지의 상소로 인하여 죽었다. 부자 갈등에서 촉발되어 누이를 질투하고, 이것이 누이 모해로 옮겨 가 악행을 하고, 제대로 실행되지 않자 계속하여 일을 확대해 아버지를 해치는 지경에까지 이르다가 자신이 죽게 된 것이다.
국문장편 고전소설 중 <유효공선행록>, <보은기우록> 등 몇 작품에서도 부자간의 갈등이 심각하게 묘사되어 있고 그 중심에는 ‘아들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 ‘인정받지 못한 아들’이 있지만, 유독 <현몽쌍룡기>에서는 둘의 관계가 회복되지 못하고 갈등이 점점 커져서 서로 죽이려 하다가 아들이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국문장편 고전소설에서 부자 갈등을 그리는 것은 선한 인물의 선함을 강조해 보여주려 하는 의도가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렇지 않다. 효성 지극하고 선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고, 자애로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양공과 양세의 갈등과 양세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은 작품의 주제적 지향이나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보다는 서사적 재미의 측면에서 기획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극악한 악인 형상을 통한 극적 긴장감 조성과 비난 유도를 통한 공감대 형성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에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당대의 현실에서도 이렇게 치열한 부자갈등이 종종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국문장편 고전소설에서 양세와 같이 극악한 악인 역할은 주로 여성, 대개는 며느리들이 맡는다. 아들의 악처, 악첩들이 그런 행위를 하고 그녀들을 징치해 가문의 어엿한 일원으로 자리 잡게 하는 서사가 대다수이다. 악행을 저지르는 그녀들이 계도되지 않을 때에는 죽이기도 하지만, 친부가 그녀를 죽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양세’라는 ‘인정받지 못한 아들’을 ‘남성’ 악인으로 형상화했기에 여성을 악인으로 설정했을 때보다 더욱 확장된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여타 작품들에도 남성 악인이 있기는 하지만, 여성 악인들을 돕는 도사나 요술사, 자객들이 많아 보조인물이라 할 만하고 조연급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 작품에는 양세라는 대단한 악인이 많은 분량으로 등장함으로써 긴장감 있게 갈등을 조성하고 가문 밖의 인물들까지 끌어들여 활동 무대를 넓혔다.
요컨대, <현몽쌍룡기>에서 보인 ‘인정받지 못한 아들’의 형상화는 중심 가문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흥미롭게 서사를 진행하기 위한 방편이면서, 부자 관계에 대해 성찰하게 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가 처음부터 아들을 미워하기만 하고, 대화를 하는 등의 노력은 하지 않으며, 주변인들도 이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관심을 갖지 않거나, 아들의 극악한 악행만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등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고 통속적인 쪽으로 흘러간 면이 있지만, 단절된 부자 관계와 그로 인한 비극의 모습을 강력하게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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