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여성사 연구는 보완사, 공헌사, 젠더사의 단계를 거쳤으되, 아직은 공헌사 연구가 우세한 가운데 젠더사 연구가 차츰 확산되는 중에 있다. 한국 근대 여성사 연구에서는 여성 독립운동가에 주목하는 대중적 관심에 힘입어 공헌사 연구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처럼 역사 대중화의 방향은 공헌사의 입지가 더욱 굳어지는 쪽으로 나아가는 반면 역사 전문가, 특히 소장 여성 역사학자들은 여성의 삶을 주체적 관점에서 살피는 젠더사 연구에 힘쓰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여성사 연구의 처지와 앞으로의 향배는 대중적 공헌사와 ‘전문적’ 젠더사의 공존 양상을 제대로 파악할 때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이 논문에서는 이와 같은 시각으로 한국 근대 여성사 연구를 한국 근대사 연구 동향과 맞물려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국 근대 여성사 연구가 젠더사로서 역사학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여 새로운 역사학을 개척하는 데 일조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