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적은 ‘정치 공동체’에 윤리적 우선성을 부여해온 철학적전통과 대결하면서, 오늘날 ‘좋은 삶(eu zēn)’을 위한 공동체는 폴리스를기원으로 하는 정치 공동체가 아니라 오히려 오이코스를 기원으로 하는 ‘살림 공동체’임을 밝히는 것이다. 살림 공동체는 흔히 ‘사회적 경제’로 불리는것, 그리고 일부에서 ‘공동체 경제’, ‘살림/살이 경제’ 등의 명명을 통해 그것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과 비슷한 대상을 지칭한다. 그럼에도 ‘경제(economy)’ 대신 ‘살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오늘날 경제가 자본의 자기증식 혹은 지불의 자기생산을 위한 체계의 명칭이 되었으며, 이 체계는 살림의 필요에 대해 가격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선택적으로접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