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주의자들은 공동체가 곧 미래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의 이러한 주장이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공동체를 비판 없이 이야기하게 만드는 ‘무비판적 공동체 담론’ 형성의 이론 기반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실제로 공동체를 의심 없이 미래의 대안으로 인식하는 가치체계 속에서 이야기하게 하는 담론의 장이 형성되어 있다. 본고는 무비판적 공동체 담론의 제문제를 도출하고 그 대안을 찾아보는 것이 핵심이다.
무비판적 공동체 담론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첫째로 이 담론을 공유하는 학자들과 대중이 현재 도시사회에는 공동체가 ‘붕괴되었다’고 간주해 버리는 것, 둘째로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가 결합된 진보된 공동체가 곧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공동체로 인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배제시킨 무리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 중 전자의 대안으로 ‘공동체의 중첩성 인식’, 후자의 대안으로 ‘지향점 설정’을 제안한다. 전자는 진보된 공동체를 역사의 전개에 따라 겹겹이 누적되어가는 문화현상으로 인식하는 것, 후자는 두뇌가 명석함은 물론 심성도 맑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