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네트는 「비규정성의 고통」에서 헤겔의 「법철학」을 상호 인정의 맥락에서 재해석함으로써 그것을 되살려내려고 한다. 이 시도에서 호네트는 헤겔의 「법철학」에서 추상법과 도덕성의 강조로 인해 유발되는 병리적 현상에 대한 치유로 시민사회와 국가 부분의 내용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오히려 가족에 등장하는 사랑과 우정 개념이 시의성을 지닐 수 있는 측면에 주목한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호네트의 헤겔 해석이 타당한가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형식면에서 볼 때, 「법철학」에서 헤겔 자신이 작성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보론의 내용을 의도적으로 강조하면서, 호네트는 「법철학」과 「논리학」과의 연관성을 배제하고 「법철학」의 구조 논리와 서술 방법을 전혀 고려치 않은 채, ‘일상적으로 친숙한 표현들(병리적 현상, 치유, 고통)’을 활용해 「법철학」을 재구성한다. 또한, 내용 면에서 호네트는 대칭적인 인정 이론을 기반으로 「법철학」을 일관되게 재해석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대칭적 관계가 두드러져 보이는 국가와 같은 인륜에 대해서는 시의성을 부여하지 않고, 오히려 우정과 같은 비제도화된 느낌의 직접적 관계를 부각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호네트의 헤겔 해석은 애초부터 호네트 자신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헤겔 자신의 의도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헤겔 되살려내기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