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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저전〉의 서사적 특성과 창작의식

저자
김대곤
서지
한국문학회, 한국문학논총 73
발간일
2016
조회수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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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금까지 <설저전>에 대한 연구가 작품의 외부적 환경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음을 문제로 삼고, 작품 자체가 내재하고 있는 서사적 특성에 집중하여 창작의식을 들여다보는 데 목적을 두었다. 그 결과 <설저전>은 세 가지 서사적 특성을 기반으로 독특한 서사세계를 창출해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파괴된 질서와 여성의 수난’을 통해 남성에 의해 파괴된 질서 속에서 당대 여성들이 겪었을 법한 겁탈과 늑혼을 주요하게 다루었으며, 그러한 상황 속에서 ‘무능한 남성과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가정과 국가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남성의 형상을 효과적으로 그려냈다. 그리고 ‘여성에 의한 삼강의 실현’을 통해 여성들이 유교질서의 기본 강령을 시현함으로써 남성에 의해 파괴된 사회질서를 회복해 나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하면 <설저전>이 당대 사회의 한계와 모순을 보여주고자 한 작품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실상 <설저전>은 전후 강상이 무너져 가던 17세기 조선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작품 속에서 초지일관 나약하고 무능한 모습을 보이는 남성은 전란 때 목격되었던 사대부 남성의 실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사대부 남성의 욕망과 무능으로 사회질서가 파괴되어 가는 모습은 전후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헝클어져만 가는 17세기 조선의 현실과도 닮아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설저전>이 전란의 상처로 인해 강상이 급속도로 무너져 갔던 17세기 후반에 창작되었음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은 17세기 전후 강상이 무너진 조선에서 고통 받을 수밖에 없었던 여성의 모습이 <설저전>에서 권신의 횡포로 인해 수난을 겪는 여성의 모습으로 구현되었음을 추정케 한다. 이는 곧, <설저전>이 전후 강상이 무너져 가는 세태에 대한 여성의 걱정과 불안을 형상화였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설저전>이 전후 강상이 무너진 세상에서 여성들이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성의 삶을 억압하는 가족질서나 사회질서에서 찾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이 작품은 전후 사회의 문제를 가족질서나 사회질서 속에서 자신의 의무를 저버린 남성의 행태에서 찾고 있다. 실상 작품 속에서 남성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를 저버림으로써 가족질서․사회질서의 파탄을 초래하고, 여성들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유교적 기본 강령을 충실히 시현함으로써 파탄된 가족질서․사회질서를 재건한다. 이는 <설저전>이 입으로 유교윤리의 강화를 통해 전후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면서도 실제로 폭력만 일삼고 무능한 모습만을 보여준 당대 사대부 남성에 대한 불신을 담아내고 ‘군위신강’․‘부위자강’․‘부위부강’ 등의 유교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여 강상이 무너진 전후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했음을 의미한다. 결국 <설저전>은 상당히 보수적인 입장에서 전후 사회의 위기를 비판적으로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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