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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화국과 시기심의 민주주의

저자
김은하
서지
한국여성문학학회, 여성문학연구 39
발간일
2016
조회수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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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아파트는 단지 주거의 한 유형이 아니라 경제적, 심리적 현상이다. 한국을 어디서나 아파트가 보이는 ‘아파트 공화국’으로 만든 것은 아파트 공간의 건축적 합리성이 아니다. 박정희는 62년 마포아파트 기공식에서 아파트가 “혁명한국의 한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이러한 바람은 60년대 말 강남개발이 본격화되고 부동산 투기 붐이 조성되면서 실현되었다. 강남개발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극도로 편향된 부의 배분을 가져와 아파트를 사용가치의 주거공간이 아니라 자산 이득을 얻기 위한 투자대상으로 만들었다. 아파트는 욕망을 해방시키고, 운이 좋으면 한 몫 거머쥘 수 있다는 기대를 불어넣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박정희 모더니즘의 기념비(monument)다. 아파트는 나도 너처럼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의 민주주의를 유도함으로써 압축성장을 가져온 일등공신이다. 시기심은 다른 이가 차지한 행운에 대한 주체의 박탈감에서 비롯된 분노의 다른 표현, 즉 사회의 부조리와 불평등에 반응하는 주체의 양식이다. 이는 시기심이 정치적 충동과 비판 의식이 잠재된 사회 민주주의적 감정이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시기심에 사로잡힌 주체는 타인을 많이 갖기 게임의 경쟁자로 가정하기 때문에 도덕적 행위자가 되지 못하고, 이는 시민사회의 도덕 원리로서 공감의 실패로 이어진다. 시기심은 타인을 선망하고 흉내내는 데 몰두하는 맹목으로 패거리의식을 낳고 취약한 사회집단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 시기심은 수직사회에서 비교의식에 따른 주체의 선망과 좌절 그리고 우울은 불안이나 소외 같은 근대 감정처럼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시기심이 사회적 약자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감정이라면, 사회자본이 매우 취약한 여성들이 행운을 거머쥔 이에 대한 시기심을 더 고통스럽게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7-80년대에 발표된 박완서의 단편소설은 강남개발 이후 내 집 마련 열풍의 사회적 맥락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근대 체험의 의미를 포착한다. 소설 속 근대화 여성 1세대들은 살림이나 양육 등 전통적인 여성 역할에 머물지 않고 ‘복부인’, ‘교육엄마’로 가족의 신분이동, 계급이동을 위해 분투함으로써 박정희 체제의 일원이 되었다. 박완서는 개발기 모성의 희생적 위치를 부각시키는 대신 그것의 부도덕성을 까발리는 반(反) 멜로드라마로서 제도적 여성성을 성찰의 대상으로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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