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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여자들 : 보부아르 「위기의 여자」 번역과 1970년대 젠더/섹슈얼리티

저자
박지영
서지
한국여성문학학회, 여성문학연구 39
발간일
2016
조회수
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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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1970년대 한국에서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텍스트와 사상이 어떠한 방식으로 번역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해방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의 보부아르 번역사에는 도덕적 관념을 뛰어넘는 자유로운 실존적 사랑에서 남녀 간의 동지적 사랑. 혹은 일부일처제에 대응하는 일탈에의 욕망까지 다양한 의식이 혼재되어 있었다. 특히 보부아르의 번역이 활발했던 1970년대는 여성학이 제도화되는 등, 한국 여성 의식이 성장하기 위한 객관적 발판이 마련되었던 시기이다. 고학력 여성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책 읽는 지식인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인식이 독서를 통해서 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증명해 주는 텍스트가 1975·76년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보부아르의 「위기의 여자」이다. 한국에서 보부아르의 텍스트는 「위기의 여자」의 발간 이전부터 번역되었으며, 이 시기의 인기에 힘입어 이후 『제2의 성』 등 주요 텍스트가 번역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사르트르와 계약결혼에 관한 텍스트가 많이 번역되어 대중적인 관심이 보부아르의 철학적 측면보다는 사생활, 특히 연애관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동지적 연애를 꿈꾸었던 당대 여성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러면서도 이 시기에는 「위기의 여자」 외에도 여성의 억압적 현실, 특히 핵가족 제도 내부에서 구성된 허위의식을 비판하는 텍스트도 번역된다. 그만큼 당대의 (핵)가족 제도와 미풍양속이라는 전통 관념의 억압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의식이 변화했던 것이다. 「위기의 여자」에서 보부아르는 여성 스스로가 억압적 현실을 인식하고 존재론적 자각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냉정한 시각에서 주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루어진, 「위기의 여자」의 베스트셀러화는 이 텍스트가 불륜이라는 소재를 통해 중년부부의 위기라는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모니끄가 존재론적 자각을 이루기까지 직면해야 했던 처절한 상황에 당대 여성들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또한 ‘불륜’에 유난히 분노했던 당대 한국 여성들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당시 한국여성들은 가부장제의 전통과 현모양처 이데올로기, 핵가족 제도의 모순 속에 개별자들간의 관계가 아닌 남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자기 존재성의 증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었기에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동지적 사랑을 동경하면서도 보부아르가 기획했던 부조리성을 깨닫는 개별자로서의 여성의 존재론적 자각은 제대로 수용되기 어려웠다. 그래서인지 보부아르의 텍스트 중 「위기의 여자」는 여성주의적 시각을 전유하기 시작한 지식인 여성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했다. 이를 볼 때 여성주의적 시각을 전유했던 지식인 여성 혹은 여성작가들과 「위기의 여자」를 읽었던 여성들 간 존재론적 성찰의 온도차는 아직 분명히 존재했던 것이다. 이러한 여러 다양한 번역의 진폭은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텍스트가 한국 여성주의 문학 발전에 하나의 기준점이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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