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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림전〉에 나타난 ‘갈등’과 ‘우울’의 정체

저자
조현우
서지
한국고전여성문학회, 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3
발간일
2016
조회수
1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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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방한림전>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우울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살폈다. <방한림전>에는 통속적 흥미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동성결혼이라는 파격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설정이 서사 전체에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왔는가를 젠더 규범과의 갈등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했다. 이 글에서는 먼저 방관주의 남장에서 드러나는 특징을 살폈다. 방관주는 남성 젠더의 일반적 혹은 이상적 자질들을 모방하고 인용하는 과정을 통해 존재하지 않았던 아들이 된다. 이러한 ‘없었던 아들’ 되기를 통해 그가 가문의 적법한 후계자가 된다는 점에서 친족체계에도 혼란이 초래된다. 방관주는 자신을 여성으로서 호명하는 젠더 규범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자 존재하지 않는 아들로 순종한다. 그 결과 방관주는 순종과 거부가 교차하는 불안정한 장소로서의 주체가 된다. <방한림전>의 동성결혼 설정은 심각하거나 진지한 의도에서라기보다는 통속적 흥미 증대를 위한 서사적 가능성의 확대에서 비롯되었다. 결혼은 다른 여성영웅소설에서 서사의 ‘종결’ 기능을 수행했기에 결혼 이후에도 남장을 유지하는 일은 이 작품의 ‘종결’ 방식이 변경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 결과 <방한림전>은 ‘종결’을 위해 후손 잇기와 가문의 번성이라는 당대의 이상적 모습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상적 가문의 탄생에는 역설적으로 가문의 종결이 각인되어 있다. 가문의 적법한 후계자로서의 방관주는 젠더 규범의 거부를 위해 그것을 인용함으로써 ‘없었던 아들’이 된 존재이다. 또 그에게 있는 ‘흠’과 딱 맞는 ‘부합된 결함’이 있는 존재로서의 영혜빙과의 결혼을 통해 정상적으로 보이는 부부가 되지만, 이들은 무성애적 관계이다. 따라서 낙성 이후의 가문은 가부장제에서 중시하는 남성 혈통이 부재한 가부장제적 가문이 된다. 결말에서 방관주, 영혜빙, 낙성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완벽한 가부장제적 가족을 형성한다. 이러한 표면적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이 작품은 유교적 가부장제를 이상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방씨 가문은 사실상 혈연적으로 단절되었으며, 가부장제의 핵심인 남성 혈통의 계승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젠더 규범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실패했다. 젠더 규범의 실패는 젠더 규범과의 갈등을 핵심 갈등으로 삼는 여성영웅소설에서 서사적 종결의 실패를 의미한다. <방한림전>은 통속적 흥미를 높이려 했던 작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젠더 이분법의 필연적 성공이자 실패’를 징후적으로 드러낸다. 즉 이 작품은 대단한 저항이나 의식적 성찰의 결과물이 아니라, 장르 관습의 이행과 살짝 비틀기, 흥미를 노린 통속적 목적의 서사 바꾸기가 파생한 우연한 성취이자 젠더 이분법에 대한 불안을 노출한 작품이다. 따라서 <방한림전>은 이성애 젠더 규범이 그리 안정적이거나 일관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의 징후가 우연히 드러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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