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은 한국의 가부장제적 의식이 다문화주의와 어떻게 갈등하는가를 한국에서의 다문화적 가족 상황을 통해서 살펴본다. 논문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은 한국의 가부장제와 가족제도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 친친(親親) 개념을 통해 전개된다. 친친은 일차적으로 가부장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이념적 근거이며, 혈연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면에서 친친은 다문화주의와 정체성이라는 범주에서 배제와 분리, 그리고 동화라는 양 극단의 차별 모델을 산출한다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논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친친이 지니는 역설적 측면에 주목하여, 친친이 다문화적 가치와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관계로 남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고자 한다.“친한 이는 친하게 대접받아야 한다.”는 친친의 논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역설의 지점을 살펴보고, 그것이 한국에서의 다문화주의 정착과 관련하여 어떤 긍정적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것인지를 가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