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가족 로망스의 양상과 의미를 최인훈 소설에서 분석한 것이다. 최인훈 소설에 나타난 지속적인 주제를 ‘정체성 찾기’, ‘길 찾기’라고 할 때 그 체현과정이 가족로망스의 원형 내지는 이 형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데에 관심을 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소설에 나타난 가족 로망스의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그의 소설의 변화양상을 고찰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한국 현대시를 가족 로망스로 새롭게 분석할 수 있듯이, 현대 소설이 분석도 가족 로망스에 의해 더욱 정말해질 것이다. 이는 한국의 현대화 과정이 아버지의 몰락, 부재, 귀환 등의 심한 굴곡을 겪은 역사적 상황을 노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가족 로망스’의 원형이 다양하게 변주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근현대사의 굴곡을 내면화한 최인훈에게 가족 로망스는 글쓰기의 기반이 되고 있다. 이 글은 실제 그의 소설들에 나타난 가족 로망스의 이형태들을 살펴보면서 작가의식, 작중인물의 의식이 사회질서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인간 존재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