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유교, 불교 죽음의례와의 상대적 비교를 전제로 한국 무속의 죽음의례의 하나인 서울 진오기굿의 종교적 성격과 문화적 위상을 살펴보았다. 이는 한국사회에서 무속의 죽음의례가 유교 불교 죽음의례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것들과의 상호관계 속에서 실행되어왔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이 글은 진오기굿의 종교적 성격으로 저승길 여정의 생생한 의례적 구현, 무당의 신내림을 통한 망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바리공주와 가족 역할의 중요성 등을 제시하였다. 무속 죽음의례가 이러한 그 나름의 종교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유교, 불교와 나란히 한국 사회에서 일정한 사회문화적 위치와 역할을 확보하고 있는 독립된 죽음의례의 하나라는 것을 확인해준다.
이 글은 유교, 불교 죽음의례와의 상호관계를 전제로 진오기굿의 종교적 성격과 위상을 밝히고자 하였으면서도, 유교, 불교, 무속 죽음의례의 직접적인 비교를 시도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무속 죽음의례의 문화적 위상과 관련된 충분한 역사적 자료를 활용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