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사회 구성의 기본 단위다. 그러나 가족의 형태가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와 공간에 따라 여러 형태의 가족 모델이 형성되었으며,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변화되어 왔다. 따라서 가족에 관한 연구는 가족의 변화 양상을 주목하는 데서 비롯된다. 본 고는 2003년과 2004년에 출간된 한국 현대 소설에 나타나는 가족 문제와 그 변화의 양상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가족 문제를 진단하며, 건강한 가족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역할을 찾아보았다.
최인호의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와 문순태의 「늙으신 어머니의 향기」는 노인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노인 문제는 급속히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당면 과제이다. 이 두 소설에서의 노인 문제는 가족 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김영하의 「오빠가 돌아왔다」에서 가족은 혈연이나 사랑의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혈연 관계보다는 성이, 사랑보다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중심이 된다. 김선주의 「순지를 생각하며」는 아들의 대학 입시와 유학을 통해 개인과 가족이 겪어야 하는 한국 사회의 교육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권지예의 「폭소」는 자폐아를 키우는 가족 이야기이다.
우리는 이러한 가족 문제를 위기의 징조가 아닌 사회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가족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의 그리스도교적 영성을 개발하고 소수 가족들을 포용할 수 있는 교회로 성장해야 하는 것은 한국 가톨릭교회가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