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한국전쟁을 경험한 여성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여성이 한국전쟁을 어떻게 기억해내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가족성원으로서 그리고 마을성원으로서 여성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개개인의 삶에서 그리고 젠더와 마을 차원에서 한국전쟁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 글이 여성의 구술생애사에 주목하는 것은 한 개인의 살아온 이야기 속에는 특정 사건이나 경험에 대한 증언이 포함되기도 하며 비록 개인적 기억에 의존한 것이지만 집단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이 기억한 것이므로 구술증언과 마찬가지로 구술생애사 혹은 생애이야기도 중요한 구술자료라는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글에서는 구술자료를 텍스트로 하여 구술자 개인의 표현이나 주관적 경험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경험이 사회구조 및 역사적 사실에 영향을 받고 다시 사회문화적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여성의 개인생애사를 구성하고자 한다. 이때 여성들이 공적 기억 즉 당대의 사회문화적인 틀을 어떻게 반영하면서 자신의 사적 기억을 구성해나가는지에 주목하는데 이를 통해 여성경험의 사회적 구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주체적 행위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