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의도는 헤겔의 가족이론의 내용을 가족이론의 윤리적 정당성의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재구성하고 그 의미와 한계들을 고찰하는 데 있다. 간단하게 말해 헤겔에 의하면 가족은 인간이 자유로운 정신적 존재로 성장해 나가는 가장 기초적인 토대라는 점에서 윤리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본문에서 필자는 헤겔의 가족이론의 구체적인 내용을 근대사회의 기본원리와의 연관 속에서 서술한다. 왜냐하면 그는 주체성을 근대의 원리로 인정하면서, 시민사회 및 국가와 함께 가족을 이 주체성의 원리가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필연적인 계기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 후에 다루어지는 주제는 사랑과 혼인에 대한 헤겔의 이론이다. 여기에서 필자는 사랑과 혼인에 대한 자연주의적 입장, 낭만주의적 입장 그리고 칸트의 계약론적 입장을 어떤 점에서 헤겔이 불충분하다고 보는가를 다루면서, 그의 가족이론의 특성이 철저하게 부모와 자녀들로 이루어진 핵가족과 양성의 결합에 기초한 일부일처제를 가족의 가장 기본적이고 정상적인 형태로 간주하는데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하인의 존재를 가족의 일부로 다루는 칸트의 입장과 비교해 볼 때, 헤겔의 가족이론은 근대적인 가족이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제3단락의 주제는 가족의 재산과 자녀의 교육에 대한 헤겔의 입장이다. 여기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헤겔이 자녀를 양육되고 교육받아야 할 인격적 존재로 간주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인격적 주체로 교육하는 것을 가족제도의 핵심적인 역할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단락에서 필자는 헤겔 가족이론의 한계를 헤겔의 여성관, 일부일처제에 대한 그의 입장 그리고 가족 내에 존재하는 어두운 측면, 예를 들면 가정 내 아동에 대한 성폭력이나 폭력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여기에서 필자는 헤겔의 가족이론이 남성중심적인 사고에 노출되어 있으며, 일부일처제를 가족의 가장 정상적인 형태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불충분하며 그리고 가정 폭력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정과 비판이 필요한 이론임을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