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주의는 경쟁사회에서 버티도록 만드는 안식처요, 사회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해주는 병원이자, 생존경쟁의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스펀지이다. 가족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분노를 곧바로 표출하지 않을 수 있도록 순화시켜주는 사회질서 유지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한국사회에서 가족이기주의로 인한 폐해는 크고, 정치사회적 민주화를 저해하는 측면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열정을 다른 방향으로 틀지 않고서는 21세기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우리의 20세기가 가족이기주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윤리, 도덕을 구축하는 시대가 되어야 함을 고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