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성년이 되면 분가(分家)를 하고,새로운 하나의 가족을 형성한다. 이로부터 ‘친족’의 개념이 생겨나온다. 말하자면 가족은 하나의 ‘가’(家)에 의해 제한을 받지만, 친족의 혈연 관계는 이른바 촌수(寸數)에 따라 새로운 질서를 이루게 된다. 그리하여 성년 남녀의 원초적 결합에서 연원하는 혈연 관계는 친족에 이르러 하나의 혈연공동체로 완성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인륜적 관계 위에 존재한다. 이 논문은 인륜적 관계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적 구조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인륜 사상은 이미 동양철학의 자명한 전제인데, 이 논문은 동양의 인륜 사상을 재해석하는 의미도 동시에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