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필자의 前 논문이 남녀혼인을 중심으로 한 가문 핵심구성원간의 표면적 갈등을 중시하였음에 연결지어 그 이면적 갈등과 관련된 문제로 논의를 확대해 보고자 한다. <창란호연록〉의 대하 장편의 소설작품은 세 쌍의 남녀주인공들에게 중매혼이라는 제도적 결연방식 과,사회적으로 공인받지 못하는 애정혼이라는 비제도적 결연방식을 병렬적으로 담고 있으면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결연관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반가문에서의 愛情婚은 결연당사자의 애정을 출발점으로 하면서도 성취되어 가는 과정은 곧 당대 사회의 결연관, 제도적 모순, 가족구조의 재개편, 세대간 인식의 차이 등이 혼사장애요인으로 개입함으로 써 상대적으로 당대의 봉건적 혼인관이 혼인 당사자들에게 미친 질곡과 거부감이 얼마나 억압적으로 잠재되어 있었는가를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