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家>란 동아시아 삼국(한국·중국·일본)에서 각각 <집>, <家(jia)>, <家(ie)>등으로 불리는데, 나라마다 그 뜻의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에 본고에서는 그냥 <家>라는 표기를 쓰기로 하되, 이 <家>란 가부장제를 주축으로 한 가족의 제도면, 실태면, 의식면에 걸친 존재양식(녹야정직의 정의)이라 하겠다. 동아시아 삼국의 20세기 전반근대소설에 나타난 <家>에 대한 고찰은, 그것이 유교를 핵으로 하는 동양적 전통과 합리주의 속에 자란 서양적 근대의 접점에 위치하는 존재인 만큼 그 연구의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마디로 <家>라지만, 건축학적인 구조에서 혼인·상속 등의 제도, 또는 넓은 의미에서의 친족을 규제하는 <家> 의식까지 여러 측면이 있다 하겠으나, 그 중 <家>의식이야말로 건축구조나 제도 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면 역시 <家>의식의 고찰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삼국의 근대소설에서 작가가 설정한 등장인물들의 인간관계와 구체적인 서술의 측면에서 동아시아 삼국의 <家>에 대한 의식을 추출 정리하고, 대비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