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코 타마키와 질리안 타마키의 『스킴』(2008)은 “스킴”이라는 별명을 지닌 일본계 캐나다인 소녀 킴벌리 케이코 카메론의 성장 이야기를 일기형식으로 전달하는 그래픽 소설이다. 『스킴』은 1990년에 대부분 학생이 백인으로 구성되어있는 토론토에 소재한 카톨릭 여고에 다니는 일본계 캐나다인 16살 소녀 킴벌리 시각을 토대로 쓰여진 그래픽 자서전으로, 독자들이 청소년 자살 이슈를 퀴어성, 소녀성, 인종, 장애/질병 등의 이슈와 관련지어 비판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 논문에서는 이 작품의 장애/질병 서사가 청소년 우울증, 자살 충동, 섭식 문제 등을 개인의 신체적, 정신적 장애/질병으로 간주하는 의학적 지배 담론에 어떻게 저항하며 이를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나아가 이 소설이 ‘다 나을거야’라는 장애/질병의 극복이나 몸/마음의 원상태로의 회복을 결말로 한 ‘선형적 성공서사’에 어떻게 저항하고 있는지를 비롯하여, 장애/질병을 지닌 사람은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며, 무성적인 존재라는 선입견, 편견을 해체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