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하버마스의 절차주의적 법이론에 입각해서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체계와 생활세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 제도적·실천적 방안을 탐색하는 데 있다. 하바마스는 생활세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체계와 생활세계가 선순환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법에서 찾는다. 그에 따르면 법은 한편으로 체계의 기능적 명령이 생활세계를 침범하지 못하도록 제약하고, 다른 한편으로 생활세계에서 형성된 의견과 의지를 체계에 전달하는 ‘전달띠’(Transmissionsriemen)로서 사회 통합의 원천이 될 수 있다. 하버마스의 절차주의적 법이론에 따르면 법은 토론의 보편성과 접근가능성이 보장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의사소통적 권력을 기반으로 산출될 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필자는 하버마스가 정당한 법의 실질적인 형성 기반으로 설정한 ‘공론장’ 개념을 오늘날 유연하고 다원적인 형식으로 출현하고 있는 ‘커뮤니티’으로 재정식화함으로써, 절차주의적 법이론의 현재성을 검토한다. 결론적으로 이 논문은 법이 체계와 생활세계를 매개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전달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평등하고 개방적인 조직 형식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정당한 법의 규범적 토대로서 커뮤니티의 정치적 역할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커뮤니티 지원법 도입을 제안할 것이다.
 
주제어: 하버마스, 절차주의적 법이론, 체계, 생활세계, 공론장,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