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1996년 12월, 조르주퐁피두센터에서는 ‘역사에 직면해서(1933~1996)’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열렸다. 즉 1933년부터 1996년까지 60여 년간 양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헝가리 혁명, 베트남전, 사회주의의 몰락 등 여러 역사적 사건에 직면했던 예술가들을 한데 불러모은 것으로, 이 책은 당시 전시회 카탈로그를 위해 쓰인 글을 묶어낸 것이다. 시차는 상당하다. 전시회가 1996년에 있었고, 이 책 『역사의 형상들』은 그로부터 16년 뒤인 2012년에 출간됐다. 그러나 이 숫자들은 일견 의미심장해 보인다. 1990년에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를, 1995년에 『불화』를 발표한 랑시에르는 사유의 방향을 조금 틀어 미학과 정치의 관계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2000년에 출간된 『감각적인 것의 나눔』, 2003년에 출간된 『이미지의 운명』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 실린 두 글, 「잊을 수 없는 것들」과 「역사의 의미와 형상들」은 그 전환점에 놓여 있는 텍스트이자 또한 『역사의 이름들』(1993)에서의 작업, 즉 역사로도 읽히고 이야기로도 읽히는 histoire의 중의성을 영화·사진·회화 등의 프리즘을 통해 들여다본 텍스트이기도 하다. 바꿔 말해 『역사의 형상들』은 역사의 이름들을 불러오며, 이미지의 운명을 언급하면서 감각적인 것의 나눔을 다루는,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 놓인 텍스트다. 우리는 여기서 랑시에르 저작들의 여러 지점을 꿰어나가는 한 형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잊을 수 없는 것들
1. 카메라 렌즈 뒤에서
2. 창문 뒤에서
3. 가시성의 문턱
4. 소멸에 직면해서
역사의 의미와 형상들
1. 역사의 네 가지 의미
2. 역사와 표상: 근대성의 세 가지 시학
3. 역사화歷史畵의 세 가지 형식
옮긴이의 말
인용된 영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