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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우리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어요”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380
등록일
2021-06-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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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시형 대안학교 ‘늘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출간
학교 밖 10대 생존·자립 이야기
가출·알바 등 눈물겨운 경험담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인 ‘청소년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 동창생들.

“우리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 있는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인 ‘청소년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아무도 모를 때>(도서출판 소년의 서)라는 책을 냈다. 탈가정 학교 밖 청소년들의 생존과 자립을 기록한 책이다.

대학원 박사시절 늘품에 왔다가 인연을 맺은 추주희(41)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에이치케이(HK) 연구교수는 “2019년부터 탈가정 학생들과 오늘 뉴스는 봤는지, 사는 건 어떤지, 건강은 어떤지,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고민하고 토론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 꾸준히 기록하고, 말하고, 찍고 그린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아무도 모를 때>라는 책 표지. 도서출판 소년의 서 제공

늘품은 지난해 광주엔지오센터 소셜펀딩 활성화 사업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받아 이 책을 냈다. 책에는 피아노맨, 재롱, 악마뮤지션, 쎈언니, 글쓰는처키, 까만아이, 야누스, 스스스, 아이돌, 얌전매 등 10개의 별칭이 나온다. “가장 삐딱한 시기”였던 10대 청소년 시절을 늘품에서 지낸 20대 청년들이다. 문근아(60) 대표교사와 추주희·조예은(25)씨가 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추주희 교수는 “이들이 가족과 학교의 밖에서 경험했던 빈곤, 노동, 폭력의 문제부터 친구와 가족 사이 등에 대해 나눴던 말과 글을 한권의 책으로 묶었다”고 말했다.

이 책엔 가출, 자취, 아르바이트(알바), ‘가출팸’(가출 청소년 집단), 담배, 사랑, 신용불량, 정신병원 입원 등에 관한 눈물겨운 경험담이 담겨 있다. 청소년 쉼터에서 만난 언니를 “엄마”라고 불렀던 사연, 화상을 입었는데도 설거지를 시킨 ‘악덕 사장’에게 화가 나 경찰관을 대동하고 갔던 사연이 눈길을 끈다. 또 “(술집에서) ‘인이어 이어폰’ 끼고 일하는데 나중에는 ‘띵동’, ‘띵동’하는 환청이 들렸던 아픔”도 있다. 이들은 방학이 시작되면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대학생에게 치이고, 갈빗집 서빙을 할 때도 고등학교 졸업 여부를 물어보는 현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인 ‘청소년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 학생들과 문근아 대표교사(앞줄 맨 오른쪽). 사진 늘품 제공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인 ‘청소년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 청소년들이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늘품 제공

늘품의 첫 시작은 201211월 ‘늘품교실’이었다. 빈곤이나 부모 이혼 등의 문제로 가출한 10대들이 늘품교실의 가족이었다. 2014년 1월 동구 충장로 77-6 건물 4층 43평 규모의 사무실을 빌려 ‘징검다리 배움터 늘품’ 간판을 달았다. 아이들과 밥도 해 먹을 수 있고, 옥상 평상에서 누워 하늘도 쳐다볼 수 있어 가정집 같은 공간이다. 수시로 학생을 모집하고, 학비는 없다. 14~24살 청소년이면 누구나 갈 수 있다. 자원봉사 교사 9명이 이들을 가르치며 서로에게 배운다. 이곳에선 검정고시 교과교육뿐 아니라 인문학·문화예술 교육, 진로-자립교육 등을 한다. 운영비는 50여명이 낸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그간 가정과 학교 밖으로 나온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이곳을 찾아왔다가 떠났다. 이들은 “모두 부모와 함께 살든 살지 않든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친구들”이었다.

9년 동안 늘품을 이끌어온 문근아 대표교사는 “그간 엄격하게 단속하거나 세세하게 개인의 신상을 묻지 않으니까 언제든 편하게 와서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탈가정 청소년들의 삶이 개인의 문제나 일탈이 아니라 가족, 사회, 지역에서 우리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반성의 성찰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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