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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제3의 장소를 찾아라!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59
등록일
2023-08-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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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커뮤니티의 풍경들] 외로움, 어떻게 이겨낼까?
“개인 심리적 문제 아닌 현대인의 만성

<article class="article-veiw-body view-page font-size17" id="article-view-content-div" itemprop="articleBody" style="box-sizing: inherit; font-size: 1.063rem; letter-spacing: -0.05em; margin-bottom: 5rem;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Malgun Gothic", 돋움, dotum, Helvetica, "Apple SD Gothic Neo", sans-serif;">

지난해 ‘가족과 커뮤니티의 풍경들’을 연재한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HK+ 가족커뮤니티 사업단 교수진이 올해 다시 칼럼을 이어갑니다. 본란은 넓은 범위에서 가족과 커뮤니티에 대한 인문학적, 사회과학적 성찰을 시도합니다. 사업단은 ‘초개인화 시대, 통합과 소통을 위한 가족커뮤니티인문학’이라는 주제 아래 인문학적 성찰과 상상을 바탕으로 열린 가족, 신뢰와 조화의 공동체 문화를 연구·확산하는 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figure class="photo-layout image photo_234513 float-center" data-idxno="234513" data-type="photo" style="box-sizing: inherit; margin: 0px auto 1rem; max-width: 600px; float: none !important;">네 개의 일 영역과 삶의 역할*출처: 이시야마 노부타카, ‘로컬의 발견- 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 더가능연구소, 2022. 21쪽 <figcaption style="box-sizing: inherit; padding: 0.7rem 0px; font-size: 0.8rem; line-height: 1.6em; letter-spacing: -0.05em; color: rgb(145, 145, 145); text-align: left;">네 개의 일 영역과 삶의 역할*출처: 이시야마 노부타카, ‘로컬의 발견- 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 더가능연구소, 2022. 21쪽</figcaption> </figure>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여기서 ‘홀로’는 물리적 고립뿐만 아니라, 집단과 무리에 속해 있더라도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단절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현대인에게 외로움은 당뇨나 비만처럼 오래 지속되고 차도가 낮은 만성질환 같은 존재다. 이는 단순히 개개인의 심리적 질환이라기보다는, 대다수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기인하는 사회적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익명적인 대도시 환경에서 과거 전통사회에서처럼 끈끈한 인간관계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먹고 살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경쟁은 서로 돕기는커녕, 경계하고 불신하게 만든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질적으로 외로움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외로움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영국은 2018년부터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를 설립하고 외로움부 장관을 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2021년부터 코로나 19 확산 사태 장기화로 심각해진 고독·고립 문제를 담당할 각료를 신설했다. 우리나라도 2015년 이래 1인가구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가 되었고, 점점 혼자 사는 삶이 개인 취향과 생활 편의상 선택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그만큼 외로움이라는 고독사회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누구나 가끔은 삶의 깊은 공허와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속내를 터놓을 이가 없어 한탄이 나오거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어 막막한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감정이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영국이나 일본처럼 외로움 장관을 두어 국가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까? 국가의 지원만으로 삶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 자신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본 호세이 대학 교수 이시야마 노부타카는 `로컬의 발견- 제3의 장소와 관계인구’에서 지역에서 제3의 장소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제3의 장소는 우리가 가장 근원적인 삶의 단위로 생각하는 가정(제1의 장소)도 아니고, 직장(제2의 장소)도 아닌 장소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카페나 봉사활동 동아리처럼 집도 일터도 아닌 마음 편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제3의 장소이다. 제3의 장소는 찾아가기 편하고, 가볍게 모여 쉬고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하고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부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특징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하는 데 적합한 특성이기도 하다.

 제3의 장소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마이 플레이스형(My Place Type)은 동네 카페나 산책길처럼 시간 걱정 없이 여유롭게 혼자 즐기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마음을 달래고 자기만의 휴식을 취하는 것도 외로움을 달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둘째, 사교 교류형은 오랜 친구나 단골이 삼삼오오 모여 사교를 할 수 있는 장소다. 동호회나 술집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이 목적 교류형이다. 목적 교류형은 가장 발전된 형태의 제3의 장소로 비영리법인, 독서회, 학습회, 커뮤니티 카페 등 특정한 목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여기서는 혈연이나 지연공동체에서처럼 너무 밀접한 농도의 인간관계를 요구하지 않으며, 의무적인 역할도 정해져 있지 않다. 외부인에게 열려 있으며 자유로운 가입과 탈퇴가 가능하다.

 제3의 장소를 통해 외로움을 이길 수 있을 이유가 단순히 사람들과 어울리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시야마 노부타카에 따르면 제3의 장소는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할 수 있는 네 가지 일을 골고루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일상과 더 폭넓게 연결성을 맺고 주변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 준다. 우리는 보통 가정이라는 제1의 장소에서는 가사일에 집중하고, 직장이라는 제2의 장소에서는 유급노동에 전념한다. 하지만 제3의 장소에서는 그 밖에 관심 있는 취미활동과 학습을 할 수 있고, 증여와 봉사의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제3의 일을 통해 우리는 역할과 기능 중심의 존재에서 벗어나 세계와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다. 이 소속감은 사막에서 길 잃은 외로움의 느낌과는 대조되는 감정이다.

 가정과 직장이 아닌 제3의 장소를 많이 발굴할수록 외로움을 이겨낼 가능성도 높아진다. 잠깐동안 차 한잔을 즐기고 자연을 거닐며 숨을 들이쉬는 여유를 가져보자. 동네를 거닐다가 누군가와 인사도 하고 잠시 담소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보자.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찾아보자. 내 외로움을 없애줄 확실하고 끈끈한 소속이 아니라 이렇게 느슨하고 유연한 연결 속에서 삶의 다양한 경험이 들어올 때, 그 작은 움직임들이 수선스러운 자아를 잠재우고 지금과 다른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류도향(전남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기사내용 원문보기https://www.gjdream.com/news/articleView.html?idxno=63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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