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초록
 
본고는 성호 이익의 한시에 나타난 친족 교류의 양상을 구명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지금까지 성호 문학 연구가 많은 성과를 이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학자 성호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다소 도외시한 측면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야에 머물렀던 성호가 가장 왕성히 교류했던 집단은 바로 친족이었으며, 그가 남긴 시문들에는 친족에 대한 성호의 관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었다.
우선, 한시에 나타난 친족 교류의 범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성호가 주로 부계(父系)의 아래 항렬 인물들과 교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처가나 외가의 인물들과도 교류를 맺었는데, 때에 따라서는 혼맥을 통해 맺어진 친족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하였다. 그리고 친족 간의 교류와 관련하여 화차운, 시간(詩簡), 송별시를 남겼으며, 보내온 선물에 대해 감사를 표하거나 경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한시를 창작하기도 하였다.
전통시대 때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만남과 이별이 매우 특별한 사건에 해당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호는 자연스럽게 대상과의 이별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내었는데, 그와 동시에 상대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표출하였다. 또한 친족 간에 주고받는 선물은 물질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므로, 성호는 선물을 보내 준 상대에게 한시를 지어 감사를 표하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성호는 친족의 급제, 승진, 득남에 대해서는 축하를 표하기 위해, 그리고 친족의 죽음, 실아(失兒)에 대해서는 애도를 나타내기 위해 한시를 창작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성호의 한시에서 친족 교류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가문에 대해 높은 자긍심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덧붙여 성호는 친족 간의 교류를 통해 오도(吾道)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오도에 대한 수호 의지가 가문의식의 계승에 중요한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 하겠다.
 
주제어: 성호 이익, 친족 교류, 경조사, 송별시, 만시, 가문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