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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언택트 시대, 결혼식의 모습은?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528
등록일
2021-01-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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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커뮤니티의 풍경들] (5) 

언택트 시대, 새로운 컨택트 사유하기




 
최근의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5~49세의 기혼 여성 가운데 결혼식을 하지 않고 사는 경우는 겨우 2.9%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통상적으로 결혼식과 함께 결혼생활을 하거나, 동거를 하다가 결혼식을 하였음을 뜻한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든지 결혼식은 여전히 결혼생활의 필수적인 통로라고 할 수 있겠다.
전통사회에서 혼례는 남녀의 교감에 의한 기쁨, 환희의 감정보다는 규범적이고 집단적인 의미를 반영하고 있었다. ‘예기’에서 친영의식은 “아내 될 여성을 존중하고 친애하는 것”을 핵심적인 의리로 해석하였고, ‘의례’ 주석에서도 “아내 될 여성을 공경하면서도 친애하는 것”이라고 하여 공경과 친애라고 하는 도덕적 측면의 의미가 강조되었다.
또한 ‘예기’에서는 혼례에 있어서 남녀유별(男女有別)을 강조하였다. 혼인은 남녀를 구별하는 의식으로 남녀 사이의 구별 속에서 부부 사이의 의리가 생겨나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혼인 의례의 절차 속에서 남녀는 동서의 방위로 구별되었다. 이러한 방위는 남녀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관계에서 구별이었고 의례의 구성 요소가 되었다. 또 이 구별은 남녀 성별에 기초한 사회적 역할의 구별만이 아니라 혼례를 거행하는 양 종족 집단이 전제된 집단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대등한 관계로 거행되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예기’에 따르면 “혼례라는 것은 두 성의 좋은 점을 합쳐 위로는 종묘를 받들고 아래로는 후손을 잇는 것이다.”라고 하여 집단적 측면에서 가문의 계승을 중요한 의미로 삼고 있었다.
혼례의 종반부에서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술과 밥으로 향례를 하고 시부모가 서쪽 계단으로 내려가고 며느리가 동쪽 계단으로 내려가는 것은 세대의 교체와 계승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혼례는 정치 사회의 문화적인 의례 행위를 통해 종족의 구성원으로서 규범적인 삶을 이어가는 행위였다.

“전통적인 혼례, 가문 계승 중요 의미”

하지만 근대에 이르러서 혼례는 남녀의 사랑 즉 교감, 친밀성을 그 어떤 요소보다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대체로 혼례는 집안의 가장에 의해서 결정되었지만 점차 개인의 혼례에 있어서 혼례 당사자의 의지가 중요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20세기 초 식민지 조선에서 신여성들은 사랑하는 남자와 자유연애, 결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이를 수용하였다.
또한 1894년 신분제가 폐지되면서 서로 다른 신분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장벽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로써 혼례는 남녀 사이의 낭만적 사랑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낭만적인 의식이 되었다. 남녀가 만나 낭만적 연애를 하고 결혼에 골인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지상의 목표가 되던 때도 있었다.
그렇다면 2020년 지금은 어떠한가? 2013년 가수 김연자가 발표한 ‘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노래에서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가사는 현실적으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누구나 생애 한번은 겪어야 할 운명과 같은 결혼에 대해서 선택이라고 외치는 노래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리고 있는 사실은 흥미롭다.
또 2018년 실시한 통계청 조사에서도 미혼 남성 14.1%와 미혼 여성 6%만이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대답하였고, 미혼남성 39.2%, 미혼여성 54.9%가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하여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함을 보여준다.
또한 결혼을 한다면 가계의 계승, 자녀의 양육자, 부모에 대한 봉양과 같은 전통적 결혼의 목적과는 다르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친구 같은 동반자와 함께 하기 위해서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다.
오늘날에는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결혼식도 등장하고 있다. 싱글웨딩, 즉 비혼식이 그것이다. 싱글웨딩은 독신이 가족과 지인을 불러 비혼 의사를 전달하는 의식이다. 혼례식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서로 다른 이성의 결합이자 그 가문의 결합을 상징하는 의식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싱글웨딩은 기존의 의식을 완전히 산산조각 내는 새로운 파격의 의식이다.

“오로지 나 개인을 위한 연회의 장”

싱글웨딩은 대등한 개인 간 결합, 그 개인이 속한 가문 간의 결합, 그리고 그 가문을 둘러싼 공동체의 화합의 장이자 축제였던 기존의 혼례의 내용을 오직 나 개인을 위한 연회의 장이자 나를 둘러싼 공동체의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수천 년 동안 이루어진 혼례 형태에 균열을 가하는 작은 변화이지만, 새로운 도약을 향한 패러다임의 대 전환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그동안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이성간 결합 의식인 혼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언택트 시대에 혼례는 잔존할까, 사라질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다수의 청소년들은 결혼에 대해서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어서 혼인을 위한 모종의 의식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친인척이 없는 사람들이 결혼을 위해서 하객 알바를 고용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면서까지 여전히 결혼식을 거행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개인을 넘어서 가족을 둘러싼 연회의 장으로서 의미가 여전히 중요하게 작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더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부분의 만남을 줌 화상회의로 변경시키고 있지만 결혼식만큼은 참여대상을 축소하여 거행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감안할 때 비록 싱글웨딩이라는 파격적인 결혼식이 출현하기도 했지만, 결혼식은 당분간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박미선 전남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출처 : 광주드림(http://www.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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